로지스팟 고문이자 삼영물류를 이끄는 이상근 대표님을 물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매일이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놓치지 말아야할 기회는 무엇일까요?
In brief
– 한국판 아마존과 알리바바 추진에는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필수
– ICT 기반 훌륭하나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활용은 제한적인 상황
– 기회 존재하지만, 위협요인도 많은 현 물류 상황
– 서비스 R&D 투자, 첨단물류기술 개발 등 물류서비스 혁신정책 필요
Q. 로지스팟 에디터(이하 생략): 정부는 지난해부터 ‘수출 플러스’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오늘은 수출과 관련한 글로벌 전자상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상근 대표(이하 생략):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3경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이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점유율은 5%에 그쳐요. 그래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한국의 생존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말씀한 것처럼 2020년 11월 13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무역 디지털 전환 대책’을 확정했습니다. 무역의 총체적인 디지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요. 정부는 2025년까지 한국의 3대 플랫폼을 세계 5위 B2B 플랫폼으로 키우고, 온라인 수출 규모도 100억달러, 11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렸습니다.
Q. 그 3대 플랫폼이 무엇인가요?
고비즈코리아(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바이코리아(코트라), 트레이드코리아(한국무역협회)예요. 이 3대 플랫폼의 상품정보DB를 하나로 묶어, 해외 바이어가 어느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상품 모두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입점 기업도 크게 늘리고요. 마케팅과 결제·물류까지 통합해, 한국판 아마존, 알리바바로 키울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실현되려면 먼저 해결돼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구축입니다.
아마존 만들려면 나무 아닌 숲을
Q. 물류정보 통합플랫폼을 설명해주세요.
디지털화된 물류정보를 활용해 계약, 배송, 재고 등을 관리하는 기술이 반영된 플랫폼입니다. 정부는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으로 우리사회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8대 영역 30대 유망기술을 정리했는데요. 이중 교통·물류 영역에서 ‘목적형 자율주행 이동수단’과 ‘스마트 물류센터’와 같이 꼽혔어요.
물류산업 선진국에서는 수출입을 포함한 물류 전반의 정보를 연계하는 플랫폼이 공공의 관점에서 운영 중입니다. 항만, 공항, 물류터미널 등의 통관, 위험물질운송 등의 보안, 안전과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시작돼 현재는 항공-철도-트럭-해운 등 운송영역을 초월, 운송회사-화주-포워더-세관 등 물류주체의 연계를 통한 업무 지원과 통합데이터베이스(DB) 구축으로 발전 중입니다.
하지만 국내 제조, 유통, 물류, 서비스 전반을 통합한 물류정보 통합플랫폼은 갈 길이 멉니다. 개별 기업의 차원에서도 미진하고요. 대기업이 구축한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더라도 회사별로 상이한 데이터 규격과 IT 인프라 차이 등으로 정보 연계에 의한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글로벌 물류기업이 빅데이터와 AI 기반 예측시스템, 운송경로, 물류관리 등 물류정보 솔루션을 도입해 플랫폼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클라우드화도 추진하는 것과 대조적이죠.
Q. 물류정보의 표준화와 공동화가 필요하겠군요.
네. 그렇게 함으로써 물류정보의 분산과 중복, 폐쇄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물류비용 부담과 시간낭비 등 비효율적 물류관리체계를 해결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질 높은 물류서비스 제공도 필요하고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배달서비스 역량과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갖추고 있어요. 이렇게 디지털 융합 기반은 훌륭하나, 물류산업의 ICT 인프라 활용 수준이 낮고, 특히 다수의 개별 화물운송 사업자로 인하여 활용이 미미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장점을 살려라
하지만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따라 IoT,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물류정보 통합플랫폼과 연계돼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의 세계적 기술력은 물류기술 개발 시 성과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문연구인력과 연구기관 등 국내 R&D 수행 인프라와 역량도 충분하고요.
또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기술은 현재 기업이 추진 중인 물류사업과 연계와 확산이 가능하고 신기술 도입을 위한 제도적 체계는 이미 구축돼 있습니다.
물류서비스 혁신 정책이 필요해
Q. 그 밖에 기회와 위기 요인이 있다면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산업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의 가속화에 따라 스마트 물류기술의 수요도 역시 증가했고요. 이런 것은 기회요인이겠죠?
다른 기회요인은 서비스산업 육성과 R&D 확대에 대한 정부의 강한 사업 추진 의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유통이나 제조산업에서 물류산업으로 진출과 물류서비스 직접수행 등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산업·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출현했고요.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물류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우리나라에는 확실한 기회죠.
하지만 위협요인도 존재합니다. 물류정보 통합플랫폼의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정부의 물류분야의 투자나 국내 물류분야의 기술활용 수준과 개발 역량이 낮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정보연계와 표준화되지 않은 정보체계, 민간 기업간 제한적 영업정보 공유는 약점이어서 개방형 플랫폼 구축이 어려워요.
우리나라의 국제 물류 경쟁력 지수의 지속적 하락과 국내 물류 기술개발 부진으로 외산 기술 의존하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이로 인해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손실한다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반면 중국 등 경쟁국은 투자 확대로 기술 추격이 가속화되고 있거든요.
소비자나 화주의 물류 니즈는 계속 높아지고 있으나 물류현장의 인력 의존적 작업과 비효율적인 보관·운송시스템은 물류 서비스 경쟁력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위협적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작업환경은 젊고 유능한 인재의 이탈로 이어지죠.
마지막으로 개인 데이터로 운영되는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의 신기술 활용과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위배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Q. 기회보다 위협요인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흔한 말이지만, 위기는 또 기회잖아요.
정부는 2019년 6월 활력대책회의에서 ‘서비스산업 혁신전략’과 ‘물류산업 혁신방안’에서 서비스산업 기초 인프라(정보화·표준화 등) 지원, 서비스R&D 정부 투자(향후 5년간 6조원), 첨단물류기술 개발에 2027년까지 2000억 투자 등 기술에 기반한 물류서비스 혁신 정책방향 제시했습니다.
최근 디지털 뉴딜 정책에서도 ‘스마트 물류 체계’ 구축이 한 축으로 되어 있고, 이에 따른 R&D 사업이 계획돼 있어요. 이중 공공물류디지털 정보 통합관리 플랫폼 기술도 포함되고요.
또한 국토부에서는 물류센터의 첨단화, 첨단기술•장비의 투자 유도를 위한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도 도입이 시도되고 있어 물류정보 통합플랫폼 개발 기업에 정책적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제조와 유통, 유통과 물류, 온라인과 오프라인, 회사와 집, 집과 학교, 시장과 유통, 일과 여가 등 우리의 모든 삶의 기준과 라이프스타일이 뒤바뀌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예정되어 있던 디지털 뉴노멀 시대를 더욱 빠르게 앞당겼어요.
‘언택트’로 대표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ICT와 물류정보 통합플랫폼의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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